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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권하는 참 나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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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6-02-10 00:59 조회1,2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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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급증… 연예인·정치인 등 특수층 전유물서 일반화 양상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경식 사장(가명·43)은 최근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기 위해 비밀리에 경호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생각했던 박 사장이 경호원을 고용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최근 일어난 잇단 사건(?) 때문이다. 주변에서 ‘법없이도 살 사람’이란 평을 듣던 박 사장이 경호전문회사에 도움을 청하기로 한 것은 최근 한 통의 협박성 전화 때문이다

박 사장은 “평생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 왔는데 느닷없이 가족에 대한 협박성 전화를 받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면서 “처음에는 장난전화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혹시 모를 가족에 대한 테러에 대비해 사설 경호원을 고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이렇게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갈수록 강력범죄가 늘고 있는 데다, 혹시 모를 테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박 사장이 부쩍 긴장하고 있는 것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 때문이다. 한 지인이 “요즘 불법 외국인 체류자를 이용한 테러가 적지 않다”면서 “수고비 몇십만∼백만 원 정도면 청부폭력도 해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지인은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신원은 물론 범죄의 흔적도 남기지 않아 붙잡기도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는 것. 물론 우스갯소리 정도로 치부했지만 협박을 당한 박 사장으로서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도 테러의 주인공 될 수 있다”

박 사장이 이렇게 고민 아닌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우연히 로또 당첨과 사업실적이 좋아 생긴 여윳돈으로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거금을 냈다. 이 소문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이런 고민이 생기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주변에 나면서 적지 않은 곤욕을 치렀다는 것. 박 사장은 “어떻게 알았는지 회사는 물론 집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연이 줄을 이었다”면서 “거부할 경우 온갖 욕설을 퍼붓는 등 두고 보자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도움을 거부당한 사람 가운데 일부가 협박을 하지 않았나 하는 추정만 할 뿐 정확한 내용을 몰라 고민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전문 경호업체를 찾게 된 사연이다.

최근 법원 테러를 비롯해 화성 연쇄살인사건, 납치폭행 등 강력범죄가 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만든 ‘2006년 경찰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줄었지만 주요 강력범죄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민생치안이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지난해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2005년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173만3000여 건으로 2004년 196만8000여 건보다 12% 줄었지만 살인 등 주요 5대 범죄는 48만7000여 건으로 2004년 45만5000여 건보다 7% 늘었다. 이 가운데 살인은 1000여 건으로 2004년과 거의 비슷한 반면 성폭행은 7300여 건으로 5% 이상, 절도는 18만8000여 건으로 2004년 15만5000여 건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범률의 경우 방화범이 70%로 가장 높았으며 강도가 65%, 살인이 62%로 조사돼 강력범의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조직폭력배들의 활동도 서민들을 상대로 한 갈취가 전체 유형의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연예인과 정치인 등 일부 특수층의 전유물이던 경호원 고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사회발전과 더불어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늘고 있어 사설 경호업체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과거 국가기관인 경찰에만 의존하던 경호 및 경비업무가 사설경호 및 경비업체로 대폭 이전되고 있는 최근 추세를 그대로 반영하는 부분이다.

국내 경호전문업체 200여개 추정

국내 대표적 경호경비전문업체 (주)코세스 백봉현 대표는 “강력범죄가 갈수록 늘면서 경호원 고용과 관련한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면서 “돈보다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경호산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그러나 “일부 영세업체는 제대로 된 전문가와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있어 (경호업체) 선택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일정 기준과 공신력 있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서 경호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2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민간 경비업무 등을 포함하면 3000개 정도까지 보는 사람도 있다. 종사자는 11만7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면 오는 2015년에는 약 4500개 업체에 2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만 해도 개인 간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단체 간 거래도 활성화하는 추세다. 그동안 세계적인 톱스타 알랭 들롱을 비롯해 마이클 잭슨, 바이올리니스트 유니스 리 내한공연과 짐바브웨 상공부 장·차관의 내한 등 관련자들의 신변보호 업무를 진행한 (주)예죽은 최근 (사)대한병원협회와 (사)한의사협회 지정 경호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또 예죽은 1998년 국내 최초로 경호보험상품을 개발해 현대해상화재보험(주)·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와 경호에 대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험업체 등과 경호계약 조인식을 가짐으로써 경호업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면서 “특정 사람들만의 혜택으로 받아들여졌던 신변보호 업무를 집단(왕따) 폭행과 사생활 침해, 가정폭력 등으로 확장 진행함으로써 경호의 고정관념이 새롭게 바꿨다”라고 말했다.

젊은층 장래희망으로 꼽기도

보디가드가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에서도 장래 희망을 경호원으로 꼽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체대 김두현 교수(안전관리학·한국경호안전진흥원장)는 “보디가드(경호원)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오르면서 관련학과도 크게 늘고 있다”면서 “현재 경호안전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는 대학은 전국 4년제 대학 28개를 비롯해 2년제 25개 등 모두 53개 대학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수준 향상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얼마 전 방한한 한국계 미식축구 스타 일행을 보호하기 위해 경호요원들이 노란색 끈으로 이들 일행을 보호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우리의 경호 현 주소를 잘 보여준 대목”이라면서 “경호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위험요소 차단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러내놓고 경호하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요인경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호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전문적인 교육을 위한 시설투자와 전문 교수 요원 확보, 전문화된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보다 체계적인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공기관에서 민간업체에 대한 교육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경호관련 산업 어떤 게 뜨나?

경호산업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관련산업도 뜨고 있다. 가스분사기(가스총)를 비롯해 호신용품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안전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이동통신사들은 보디가드 서비스에 나서는 등 현실을 파고드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실제로 SKT의 ‘위치알림이/안심지킴이’ 서비스는 본인의 동의 아래 부모 또는 친구의 전화번호를 등록해두면 주기적으로 SMS를 통해 이용자의 위치를 자동으로 전송해주거나 추적한다. SKT의 모바일캡스는 안심존 등을 설정해 주기적으로 위치를 확인한 후 이 지역을 벗어나면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준다. 또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휴대전화의 GPS 핫키를 누르면 자신의 위치가 경비회사로 실시간으로 전달돼 안전요원이 출동한다. KTF의 안심귀가 서비스도 자녀가 등교 또는 하교할 때의 위치를 SMS로 부모에게 통보해준다.

“공신력 있는 업체 선정해야”

- 경호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강력범죄가 늘면서 경호원의 주가가 상한가를 달린다.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클수록 경호산업은 번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범죄가 줄어 경호원이 필요없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아쉽다.”

- 최근 고객이 다양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정주부와 직장인 등 일반인도 크게 늘었다. 특히 이혼이 많아지면서 이혼을 준비 중인 가정주부들의 의뢰가 늘고 있다. 또 왕따를 우려한 어린이 보호도 늘고 있다. (경호가) 특정인의 전유물에서 일반화하는 분위기다.”


- 업체가 난립하면서 문제점도 적지 않은데.

“진입장벽이 그다지 높지 않다보니 적지 않은 경호업체가 생겼다 사라지곤 한다. 일부 규모를 갖춘 업체를 빼고 상당수가 1인 또는 5인 이내의 업체를 꾸리고 있다. 물론 가격 덤핑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질이 떨어져 마찰을 빚기도 한다.”

- 업체 선정에서 가장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게 공신력이다. 우후죽순 생겨나다보니, 자격미달인 곳을 찾기도 한다. 사전에 꼼꼼히 따져보고 업체에 의뢰해야 한다. 안전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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